[A.A.F] 변화를 강요하는 한 해를 돌아보며... (feat. 23살의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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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F] 변화를 강요하는 한 해를 돌아보며... (feat. 23살의 청년)

by azunyaa 2022. 1. 1.


안녕하세요.
연말 블로그에 맞지 않게 개인적인 글을 쓰고 있는 azunyaa입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특정 주제를 다루는 것이 아닌 완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만을 담는 글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언제나 애니메이션이라는 주제에 편향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글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이러한 글을 자제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한 해를 정리하는 날인만큼 애니 블로그 azunyaa로서가 아닌 23살의 한 청년으로서 올 한 해 동안의 블로그의 변화와 코로나 시대의 애니메이션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플랫폼의 특징과 맞지 않는 지루하고 긴 글이 될 예정이니 적당히 빠르게 넘겨주시면 되겠습니다.


일단 블로그라는 플랫폼에서 글을 쓰게 된 계기부터 찬찬히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블로그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수능이 끝난 직후였습니다. 상당히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에 빠져 있었지만 작은 시골마을에는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었고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 공간을 인식하였을 때는 수험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였기에 수능이라는 최종관문을 통과하자마자 블로그를 향해 달려갔던 것이었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많이 실망했었습니다. 몇 시간에 걸쳐서 적은 글이 무수한 글들에 밀려 검색엔진에서 하루도 노출되지 못하고 정보의 바다에 가라앉아버리는 일의 반복이었습니다. 거기에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는 다시 여유가 사라져 정기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 힘들어졌고 블로그는 침체되어 갔습니다. 그래도 처음 구상했던 형태를 갖추면 어느 정도 궤도에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조금씩 적어 나갔습니다. 하지만 블로그의 토대가 되어줄 전체 애니 추천글을 완성하였을 때에는 이미 네이버에서 저품질을 받은 이후였습니다.

아무리 성장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블로그라도 2년동안 운영하는 동안 장문의 댓글과 단골 이웃들이 있었기에 포기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메인 블로그를 티스토리로 옮길 때에도 한동안은 네이버와 함께 운영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12월 12일 새해가 시작하기 전에 네이버 블로그에 폐쇄를 알렸습니다.

최종적인 폐쇄의 이유는 크게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티스토리로 넘어온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줄고 있다는 점
둘째, 그에 반에 네이버 블로그의 수는 크게 늘고 있어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는 점
셋째, 네어버 검색엔진의 특성상 이슈를 실시간으로 다루지 않으면 상위 노출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

아무리 최근에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서브컬쳐(하위문화)이고 제 블로그는 그중에서도 좁고 깊게 다루는 블로그라서 더 이상 이어나가는 것은 힘들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제 블로그는 애니 추천 글이 장기간 동안 구글에서 노출되면서 상위에 게재되어 일정 수의 유입을 유도하고 애니 소식이 단기간의 이슈를 다루는 식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블로그의 html을 직접 수정하여 구글 검색 엔진에 최적화하고 단가가 높은 에드센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한 티스토리 플랫폼에는 상당히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에디터의 편의성 부족이라던지 생각보다 잦은 서버 오류 등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럼에도 현재 제 블로그에는 가장 적합한 블로그라도 확신할 수 있습니다.

수능 이후 구상했던 글감들은 모두 적었고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일차적으로는 블로그를 완성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매주 애니 뉴스를 올리고 분기별로 애니 추천을 하는 것은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는 것은 무리가 없습니다. 더욱 블로그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리즈를 쓸 필요가 있지만 이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기에 남은 1년이라는 군복무 시간을 여기에만 쓰는 것이 맞는지 현재 고민 중입니다.



벌써 해를 넘기는 경험만 23번째 입니다만 코로나가 시작되고 나서의 2년은 기존과 많은 것들이 변한 시간이었습니다. 13년째 이 취미를 즐기고 있는데 앞선 11년보다 최근 2년간의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역시 넷플릭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필두로 대중이 애니메이션에 접하는 기회가 늘었고 모에라는 키워드에서 벗어난 다양한 작품들이 제작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작품들이 대중에게 인정받으면서 업계가 성장하고 양질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미디어 믹스를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이 기쁘면서도 애니메이션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지배적일 때 입문했기 때문에 취미를 밝힐 수도 없을뿐더러 숨어서 혼자서 즐길 수밖에 없었기에 이런 재미있는 것을 먼저 알고 있었다는 우월감과 이전까지 무시하더니 라는 반발감이 함께 드는 것 같습니다. 마치 곱게 키운 딸을 시집보내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이 그렇다는 것이고 대중에게 많이 알려질수록 자신이 오타쿠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오는 것이기에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은 한해였지만 그중에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킨 작품을 골라보자면 오드 택시원더 에그 프라이어리티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드 택시는 넷플릭스의 투자로 인해 심야 애니메이션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존에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주력으로 하던 거대 기업 OLM이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업계에 다시 뛰어들어 만든 작품입니다. 베테랑들이 모여 있기에 기본이 튼튼할 것은 예상했지만 리스크가 큰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이 정도로 완성도 높게 뽑아낼 줄은 몰랐습니다. 현재 방영 중인 코미 양은 커뮤증입니다에서도 급이 다른 연출력을 보여주며 이는 우연이 아니라 실력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메이저 급의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시장에 돌아왔다는 것은 큰 파장을 가져다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원더 에그 프라이어리티는 절대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타 분야의 인물이 애니메이션이라는 미디어 믹스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한 새로운 시도였고 애니메이션만의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결말은 아쉬웠지만 작품이 대중의 눈길을 끌면서 낭독극을 애니메이션화 한다던지 스즈미야 이후 잊혀진 난해한 작품이 돌아온다던지 이전과는 다른 시도들이 이루어졌습니다. 모든 것이 작품 덕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모에라는 키워드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에 좋은 스타트를 찍었다고 생각합니다.

매 분기가 끝나고 다음 분기로 넘어가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볼 작품이 없어서 조금은 우울해집니다만 다음 분기에도 돌아오는 진격의 거인 시리즈라던지 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 등 기대되는 작품이 많아서 어찌어찌 버티고 있습니다. '다음 분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오늘 죽을 수는 없다'는 말처럼 다음 분기만을 기다리는 이 취미 생활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 열정이 식기 전까지는 오타쿠로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전역까지 앞으로 368일 아직 전역의 해가 뜨지는 않았지만 일병 4호봉째로 슬슬 군생활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만큼 새해에는 여유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현재 생각하고 있는 일은 현재 취미에 관한 글을 적고 있는 블로그는 일주일에 투자할 시간을 확실하게 정해놓고 남은 시간을 전공과 어학에 쓸 생각입니다.

다만 근본은 매우 우유부단한 성격이라서 캘린더와 같이 매일 해야 할 일을 적어놓을 플랫폼을 찾는 중입니다. 매번 새로운 플랫폼을 찾고 배우는 것의 반복인 것 같습니다만 요즘 시대에는 이러한 플랫폼을 다룰 줄 아는 것은 경쟁력이 된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일단 천천히 시도해볼 플랫폼은 노션입니다. 기본적인 프로젝트 진행 툴이나 캘린더와 같은 생산성 도구들 이외에도 다른 플랫폼들을 연결할 수 있고 원하는 페이지를 웹사이트 형식으로 공개하거나 포트폴리오로 정리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직접 html 코드를 건드릴 수 있는 확장성은 아니지만 제공하는 기능들을 활용하면 어떠한 형태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벌려놓은 일들은 한 곳에 정리하는 장소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추가적으로 이 글과 같이 자신의 생각을 길게 풀어나가는 글은 카카오 계열의 형제 플랫폼 브런치를 사용할 예정입니다. 솔직히 현재 쓰고 있는 이 글은 티스토리에는 맞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다만 현재 긴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이 티스토리 밖에 없어서 이곳에 적고 있습니다.

앞서 블로그가 정체 상태임을 밝혔고 지금과 같이 블로그에만 신경을 쓰기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만 그렇다고 완전히 방치할 생각은 없습니다. 일단 분기에 적어도 하나의 애니 리뷰 글을 적을 예정입니다. 다만 작품을 하나 골라 리뷰를 하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특정 주제를 정해서 여러 작품을 엮어서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주제로는

'마에다 준 사랑했기에 안타까운 그 이름'
'모에 일상 애니메이션의 표상, 케이온과 유루캠'
'성장하는 작품, 내 청춘 러브 코메디는 잘못되어 있다'
'애증의 제작사, 샤프트'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의 자리를 넘보는 신세대 소년물'
'로맨스 애니메이션 정석, 토라도라'
'중독성 있는 질척함, 우로부치 겐'
'예술성과 대중성 조화, 유아사 마사아키'

등이 있습니다. 물론 저는 애니메이션을 업으로 하고 있지 않지만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10년 이상 감상하다 보니 따로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지 않아도 이야깃거리가 쌓이는 것 같습니다. 다만 타인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정리해 놓지는 않아서 글로 써 내려가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께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읽기 좋은 글은 아니지만 내용이 없는 글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2021년 한 해동안 제 블로그에 들러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며 언제나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진심인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ppy New Year!
あけおめ!ことよ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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